

읽고, 만나고, 대화하라

인간이 존재하는 한 가장 오래되고, 반복되고, 또 끝없이 이어질 질문은 아마도 ‘나는 누
구인가?’일 것이다. 점성술과 명리학이라는 양대 산맥 아래 띠와 별자리, 혈액형을 거쳐
MBTI 광풍까지, 내가 누구인지 알고자 간구하지만 ‘나’라는 총체적 인간에 대한 인식은
대부분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일에서 더는 나아가지 못한다. 750만 년 만에 얻어낸,
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답 ‘42’가 농담에 불과한 것처럼.
책 읽기는 어쩌면 의도치 않게 조약돌을 발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일 테다. 어떤 문장과의
마주침은 잊히거나 익숙한 문을 열어 낯설고도 오래된 향수(鄕愁)를 토해 낸다. 또 다른
문장은 말갛게 다듬고, 그러다 행간이 달빛처럼 떨어지면 비로소 하나의 표식으로 드러난
다. 주머니가 불룩해질수록 종종 다른 얼굴의 나를 호명하고, 느닷없이 유년의 미지와 조
우하며, 까치발로도 볼 수 없게 된 미래를 함부로 소환한다. 내 안에서 나를 찾아 헤맨다.
다른 방법은 대화하는 것이다. 책에 대해서, 별다른 목적 없이, 현재를, 무용한 것을 나누
는 대화는 직진하는 낙하 속 우연한 한 번의 비켜섬이다. 세계는 깨어나고, 첫 입김을 뱉
은 생명은 시간 선을 분절한다. 인공지능이 아닌, 각자의 내면에서 헤매고 있는 인간 타자
의 사유 속에서 슬쩍 보이는 타인의 조약돌을 들여다보며, 스스로는 이름 붙일 수 없었던
혼돈이 형체를 갖추고 또 하나의 조약돌을 빚는다.
그대가 누구인지 궁금한가? 그렇다면 새해에는 시작해야 한다. 혼자 읽고, 애써 만나고,
함께 대화하라.



읽고, 만나고, 대화하라

인간이 존재하는 한 가장 오래되고, 반복되고, 또 끝없이 이어질 질문은 아마도 ‘나는 누
구인가?’일 것이다. 점성술과 명리학이라는 양대 산맥 아래 띠와 별자리, 혈액형을 거쳐
MBTI 광풍까지, 내가 누구인지 알고자 간구하지만 ‘나’라는 총체적 인간에 대한 인식은
대부분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일에서 더는 나아가지 못한다. 750만 년 만에 얻어낸,
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답 ‘42’가 농담에 불과한 것처럼.
책 읽기는 어쩌면 의도치 않게 조약돌을 발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일 테다. 어떤 문장과의
마주침은 잊히거나 익숙한 문을 열어 낯설고도 오래된 향수(鄕愁)를 토해 낸다. 또 다른
문장은 말갛게 다듬고, 그러다 행간이 달빛처럼 떨어지면 비로소 하나의 표식으로 드러난
다. 주머니가 불룩해질수록 종종 다른 얼굴의 나를 호명하고, 느닷없이 유년의 미지와 조
우하며, 까치발로도 볼 수 없게 된 미래를 함부로 소환한다. 내 안에서 나를 찾아 헤맨다.
다른 방법은 대화하는 것이다. 책에 대해서, 별다른 목적 없이, 현재를, 무용한 것을 나누
는 대화는 직진하는 낙하 속 우연한 한 번의 비켜섬이다. 세계는 깨어나고, 첫 입김을 뱉
은 생명은 시간 선을 분절한다. 인공지능이 아닌, 각자의 내면에서 헤매고 있는 인간 타자
의 사유 속에서 슬쩍 보이는 타인의 조약돌을 들여다보며, 스스로는 이름 붙일 수 없었던
혼돈이 형체를 갖추고 또 하나의 조약돌을 빚는다.
그대가 누구인지 궁금한가? 그렇다면 새해에는 시작해야 한다. 혼자 읽고, 애써 만나고,
함께 대화하라.
